[부모]아이와 천권읽기 시상식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독서로 이뤄낸 결실이 이렇게 설레는 일인지, 그 어떤 목표를 달성했을 때 보다 뿌듯하고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낍니다.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 몇 세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다. -르네 데카르트- 』
책의 가치를 잘 설명해주는 한 문장입니다. 이 명언은 제게 여러 생각을 하게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고 직접 만든 초점책을 시작으로 다양한 아기책을 많이 읽어주게 되었습니다. 아니, 뱃속에서부터였네요. 태교를 한다며 아빠도 엄마도 열심이었습니다. 아기책은 글밥도 많지 않고 그림도 화려하고 플랩북은 또 어찌나 재밌던지 매일 여러 권 읽어주기 힘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반복하다 보니 책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6살인 지금까지도 꾸준히 아이수준을 고려한 단계로 조절해주며 매일 독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요즘 초등학교 교과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 어릴 적엔 교과서만 들여다보면 진도와 학습목표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는데 요즘 교과서에는 별다른 설명 없이 그림이 한가득이더군요! 주제에 따라 제시하고 있는 다양한 그림들을 보고, 알고 있는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토론하며 평가하는 오늘날 우리 아이들의 수업방식! 미리 아이가 독서로 다양한 주제를 경험해보지 않으면 수업이 힘들 것 같았습니다. 아이를 평가하는 문제도 서술 논술형으로 바뀌어 문해력이 굉장히 강조되는 교육과정! 요즘 논술학원, 토론학원이 그렇게 인기가 많다고하죠. 바뀐 교육과정을 이해한 이후로는 재미에 치우치기 보다는 조금 더 체계적인 독서를 하기 시작하게 된 것 같습니다. 문해력을 키우기에는 독서만한게 없으니까요. 우리 아이에게 학교는 아직 먼 이야기로 생각했는데 유아기 때부터 미리미리 재미있게 독서로 대비해줄 수 있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달았다는 사실이 정말 다행스러웠습니다. 왜 요즘 학교에서 독서를 그렇게 강조하는지 와닿는 순간이었죠. 엄마 뱃속에서부터 엄마 손에 폰이 쥐어져 있었던 ‘포노사피엔스’ 세대라는 우리 아이들!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1일 1패드로 수업하는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 이렇게 수시로 변화하는 교육과정 속에 예나 지금이나 변하고 있지 않은 유일한 것이 ‘독서’ 뿐인 것 같습니다. 저는 아이와 책읽는 시간이 참 좋습니다. 제가 이 시간을 통해 느끼는 가장 큰 장점은 ‘대화!’ 집안일들로 정신이 없다가도 책을 읽어주는 시간만큼은 단순히 줄줄줄 읽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으며 아이에게 온전히 집중하고 공감하는 대화를 나누려 노력합니다. 막상 “우리 대화해볼까?” 하면 무슨 대화를 해야 할지, 무슨 질문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연할 수 있는데 ‘자연관찰책’을 읽으면서 곤충에 대해 심도있는 대화를 나누고 채집하러 나가서도 책에서 알게 된 곤충에 대한 지식을 늘어놓으며 풍부한 대화를 나누고 돌아옵니다. ‘친구’에 대한 책을 읽으면 아이가 어울리는 친구들에 대한 재밌는 에피소드도 들어볼 수 있지요. 또 하나의 장점은 책을 읽으며 아이가 책 속의 예쁜 표현들을 고스란히 따라 말한다는 것입니다. 엄마와 나누는 흔한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는 쉽게 접하지 못할 수도 있는 다양한 어휘들을 책을 통해 넓혀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시간! 주인공이 되어 문제를 해결하고 분석력, 추리력을 키워볼 수 있는 시간! 메타인지를 높이는 시간! 지금 내 아이의 관심사와 생각들, 발달 상태를 알 수 있는 시간! 등등등 책읽기 시간은 정말 소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엄마를 더 부지런히 움직이게 하는 힘입니다. 지금 함께 책을 읽으며 쌓아가는 배경지식, 어휘력은 나중에 아이에게 도움이 될 것이고 지금 저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아이와의 시간을 가치있게 쓰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취학전 천권읽기’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좋았던 점은 첫째, 내가 읽은 책을 독서기록장에 기록하고, 스탬프를 찍어보는 것은 목표의식을 갖게 해 주었습니다. 둘째, 아이와 한달 동안 읽게 되는 책의 양을 파악할 수 있었고 ‘일년 동안 천권!’ 이라는 목표와 독서 루틴도 잡혔습니다. 셋째, 이사를 한다면 역세권, 숲세권 못지않게 도세권(도서관이 코앞에 있는 곳), 북세권을 떠올리게 할 만큼 집주변 도서관이 좋아지게 되었습니다. ‘어린이도서관에 있는 책을 모조리 다 읽어보기’라는 목표도 세우게 되었습니다. 반면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4살 동생도 많은 책을 함께 읽으며 천권 읽기에 참여했지만 5세부터 참여 기회가 주어져서 아쉬웠습니다. 5세보다 어린 연령부터도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권읽기, 아이의 미래를 바꾼다!’ 프로젝트!
책에 재미를 붙일 수 있고 도서관이 즐거운 곳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하고 인기있는 책들을 많이 비치해주시고 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 상호대차, 통합도서관앱, ‘다독자로 선정된 회원 대출가능책 수 향상’ 등의 서비스도 잘 이루어지고 있어서 아이 키우며 책 읽히기 참 좋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쾌적한 도서관들을 많이 만들어주시고 잘 관리하며 운영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저 역시 우리 아이들의 보다 밝은 미래를 위해 지금처럼 노력하는 부모가 되길 다시 한 번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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