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우리를 웃고 울게 만든 드라마가 있었으니 바로 ‘폭싹 속았수다’이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생생하고 정이 간다. 특히 주인공인 애순이에게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두 팔 걷어붙이고 나서 도와주는 ‘해녀 삼춘들’의 매력에 우리는 폭싹 빠져들었다.
이 책의 저자인 채헌은 우리보다도 먼저 해녀들의 매력을 알아챘다. 채헌은 여행길에 들린 제주해녀박물관에서 해녀들의 삶을 맞닥뜨린 후 그들의 이야기를 해야겠다 마음먹고 소설 『해녀들: seasters』을 썼다.
일제강점기라서, 가부장의 시대라서 책 속의 해녀들은 참고 또 참는다. 힘들게 물질해서 얻은 전복의 가치를 깎아내려도, 여자가 공부해서 어디다 쓰냐며 무시당해도 말이다. 먹고 사는 게 급하고 매 맞을 것이 염려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속 이러다가는 동료들과 훗날 해녀가 될 딸들도 부당함을 견뎌야 할까 두렵다. 그래서 해녀들은 더 이상 참지 않는다.
“우리들의 요구에 칼로써 대응하면 우리는 죽음으로써 대응한다”
바다만 알던 사람들은 거리로 나와 자신들을 착취하는 해녀 조합에, 일본에 저항한다. 그동안 겪은 아픔과 간절한 염원을 공유하는 해녀들이 곁에 있기에 외칠 수 있다. 서로를 보며 용기를 얻고 위로를 받는다.
광복절 80주년을 맞는 올해 여름, ‘제주해녀항일운동’을 다룬 채헌의 소설 『해녀들: seasters』을 읽어보면 어떨까?
-서울여자대학교 사서 업무 실습생, 김하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