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20대를 거쳐오며 막연했던 엄마에 대한 생각들. 내가 30대에 접어드니 나의 엄마는 어느덧 60대가 되었다. 엄마와의 시간이 언제 이렇게나 흘렀는지. 아득한듯 너무도 빨리 지나간 이 시간들에 한없이 그리움을 느낀다. 늘 엄마와 함께였던 나. 그 시간의 밀도만큼, 내 삶은 여백마저 엄마로 채워졌다. 나를 바라보던 엄마의 젊고 꿈 많던 눈동자. 그 모습은 어느새 거울 속 내가 되어 있고, 엄마의 사소한 습관들과 사고 방식은 어느덧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 되어 있다.
지나온 시간 속 엄마를 사랑했고, 때로는 미워했다. 엄마를 빼닮은 나이지만, '나'이기에 그런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며 상처 주기도 했다. 그리고 그 감정과 시간들이 켜켜이 쌓인 지금. 내 삶속에 녹아 있는 엄마의 모습을 통해 나는 과거의 엄마를, 내 삶을 이해한다. 그리고 엄마에게, 나 자신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