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하고 불완전한 존재'. 우리는 오랫동안 어린이를 이렇게 여겨왔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늘 어른의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만 보았다.
10년차 초등학교 교사인 이 책의 저자는 이 편견을 깨준다. 아이들은 이리저리 부딪히며 스스로의 방식으로 작은 세계를 넓혀 나가고 있다고. 그 삶은 0.5인분이 아니라 ‘제 몫’을 톡톡히 해내는 1인분의 삶이라고 말이다.
책장을 덮고 나니 나의 유년시절이 떠오른다. 소위 '헬리콥터' 기질이 꽤 강했던 어머니의 틈새 없는 보호 아래 자란 나는, 언젠가부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 도움을 받는 게 익숙했다. 지금은 많은 노력 끝에 나아졌지만, 작은 문제에도 주춤하거나 습관처럼 바짝 얼어붙곤 했다.
무엇이든 처음이 존재하는 법이다. 처음부터 숙련자의 모습을 한 사람은 없다. 아이도 마찬가지이다. 실수하고 넘어지며 자신만의 방식을 터득하고 조금씩 성장한다. 그러니 어린이를 어른의 그림자 속에 두는 대신,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동시대의 구성원으로서 바라보자. 우리는 그저 '어린이' 라는 사회가 오늘도 안전하고 행복할 수 있게 한 발짝 뒤에서 그들이 경험하고 자라나는 모습들을 믿고 응원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