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트 넘치는 문장은 읽어갈수록 저절로 쿡쿡 웃음이 나오게 한다. 소풍을 따라가고 싶어 하는 아빠, 그러나 그런 아빠는 안중에 없고 책가방을 편드는 엄마가 서로 티격태격하는 모습 그리고 외동으로 자란 겐이치가 책가방과 형제처럼 가까워지는 모습은 재미있으면서 따뜻하다.
소풍을 가서야 알게 된 거지만, 책가방은 그냥 학교를 왔다 갔다 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책을 담는 책가방답게 아는 게 많았다. 선생님이 낸 수학 문제만 잘 푸는 게 아니라 별의 별 걸 다 아는 척척박사가 아닌가. 게다가 용감하기까지 하다. 겐이치 친구 나나의 모자를 솔개가 채 가자 슬기롭게 대활약을 펼쳐 반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 한다.
이야기의 마지막에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책가방이 다시 무생물로 돌아가 버리는 장면에선 잠깐 콧등이 찡해진다. 하지만 책가방 안에 마법처럼 한 통의 편지가 남아 있다. 책가방이 직접 쓴 손 편지다. 그나마 남아있는 한 통의 사랑스런 편지가 허전한 겐이치와 어린 독자의 마음을 위로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