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묵이라고 부르거라~!”
음식에 담긴 맛깔난 역사 이야기
여러분은 어떤 음식을 좋아하나요? 우리가 아침, 점심, 저녁으로 마주하는 밥상. 거의 날마다 먹어서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음식들도 자기만의 사연을 품고 있답니다. 특히 예로부터 전해 내려온 우리나라 전통 음식들은 역사와도 깊은 연관이 있지요.
『한 숟가락 역사 동화』는 「영조실록」, 「광해군일기」, 「음식디미방」 등의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요. 이런 기록물을 찾아보면 쌀밥, 된장, 고추장 등 현재 우리가 자주 먹는 음식들을 조선 시대 임금들도 아주 좋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답니다. 선조 임금은 된장을 맛보고 “된장이 이처럼 맛있는 줄 내 미처 몰랐구나!” 하고 감탄했고, 성종 임금은 “세상에, 밥맛이 이렇게 좋을 수 있다니! 놀라운 일이로다.” 하면서 이천 쌀을 진상품으로 올리라고 했어요. 최고의 밥상만을 받던 임금님들께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접하고 자주 먹는 음식 가운데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재미있는 사연을 담고 있는 여덟 가지의 음식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된장’은 한식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것 중에 하나예요.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 음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지요. 전쟁 중 피난을 떠날 때도 중요하게 챙긴 것이 ‘장 담그는 것’일 정도였어요. 조선 시대 선조 임금은 피난을 준비하면서 장을 담글 신하를 먼저 피난지로 보내 장을 담그게 했답니다.
잔칫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잡채’ 이야기도 있어요. 잡채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지금과 전혀 다른 음식이었어요. 잡채의 유래는 조선 시대 광해군 임금 때로 거슬러 올라가요. 오랜 전쟁 끝에 나라는 매우 황폐해져서 임금의 수라상도 초라하기 그지없었어요. 그때 권력에 아첨하기로 유명한 이충이라는 신하가 나섰지요. 집 안에 온실을 만들어 추운 겨울에 구하기 힘든 채소를 길렀어요. 그리고 갖가지 채소를 이용해 오색찬란한 음식을 만들어 임금에게 바쳤어요. 그 음식이 바로 잡채랍니다. 잡채를 맛본 임금은 이충을 더욱 신뢰하게 되었고 이충은 ‘잡채 판서’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말짱 도루묵’이라는 말의 주인공인 ‘도루묵’에는 상황에 따라 뒤바뀌는 사람의 마음이 드러난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임진왜란 당시 선조 임금은 피난을 갔어요. 먹을 것이 마땅치 않던 중에 어부 하나가 생선을 진상했지요. 임금은 오랜만에 싱싱한 생선을 먹고는 흡족하여 생선의 이름을 물었어요. ‘묵’이라는 보잘 것 없는 이름에 ‘은어’라는 멋진 이름을 내렸답니다. 그 후 전쟁이 끝나고 임금은 다시 은어를 찾았는데 맛이 예전만 못한 게 아니겠어요? 실망한 임금은 “도로 묵이라고 부르거라!”라고 했고 은어는 다시 묵이 되었답니다. 이 이야기는 생선뿐 아니라 세자인 광해군과의 관계에도 딱 들어맞았어요. 과연 어떤 사연이 있었던 걸까요?
이 밖에도 나이가 들어 입맛이 없던 영조 임금에게 좋은 반찬이 되어 주었던 ‘고추장’, ‘임금님표 이천 쌀’의 유래, 효심이 만들어낸 금산 ‘삼계탕’, 방부 효과가 있는 연잎으로 도시락을 대신하는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연잎밥’ 등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를 품고 있는 음식들을 소개합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고 평범해서 자칫 지나칠 수 있었던 음식들에도 세월을 거치며 수많은 사연들이 차곡차곡 담겼어요. 역사 속 한 순간을 장식하고 있는 음식들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생각하며 한 숟가락 떠먹어 보세요. 평범했던 음식도 아주 특별해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