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죄상을 들어서 책망함. 보통의 파면 절차에 의한 파면이 곤란하거나 검찰 기관에 의한 소추(訴追)가 사실상 곤란한 대통령⸱국무위원⸱법관 등을 국회에서 소추하여 해임하거나 처벌하는 일. 또는 그런 제도.
우리나라의 역사 속에서 탄핵이 의외로 여러 차례 이루어졌다는 사실, 여러분은 알고 계셨나요? 가까이는 2017년 대통령 탄핵부터 1987년 6월 혁명, 4⸱19혁명이 국가 최고 지도자가 탄핵당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멀리까지 이야기한다면 조선시대의 연산군과 광해군, 그리고 양녕대군의 사례를 들 수 있겠지요.
조선이 개국한 1392년부터 따지더라도 장장 60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수많은 지도자 중 단 여섯 명만이 탄핵되었을 정도로, 사실 탄핵을 당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당신이 왕(지도자)인데 빠르게 탄핵당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탄핵 꿈나무들에게 던지며 말문을 엽니다. 그리고 탄핵을 원하는 지도자를 위한 4주, 20회차에 걸친 특별한 속성 탄핵 강의를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각 주차별 주제는 수신(修身), 제가(濟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의 성리학적 덕목을 바탕으로 탄핵을 당하기 위해 내 한 몸을 망가뜨리고, 집안과 나라를 제멋대로 다스리며, 외교적인 실리와 명분을 모두 잃는 방법을 담고 있습니다.
과연 진심으로 탄핵을 당하고 싶은 지도자가 있을까요? 얼토당토않고 우습기까지 한 이 책의 첫 질문은 암군(暗君)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으라는 저자의 의도를 역설적으로 드러냅니다. 탄핵 경험자인 연산군과 광해군, 양녕대군과 탄핵의 코앞까지 갔던 인조, 선조. 그리고 암군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였던 세조와 중종, 숙종까지 역사 속 지도자들의 모범(?) 사례와 응용 학습으로 알기 쉽게 설명하는 탄핵 당하기 가이드북. 지루하기만 했던 역사를 재미있게 배우고 싶은 분들, 지도자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배우고 싶은 분들, 가볍게 읽을 책을 찾고 계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책 속 한 문장
“왕이 잘못하면 주변 사람들이 조언을 하고 싶어 안달이 납니다. 이때 조심해야 합니다. 절대 반성하지 말아야 하고 행동도 바꾸지 말아야 합니다. 지친 신하들이 탄핵의 칼을 꺼내들 때까지요.” - 2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