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일상 속 모습에 따뜻한 상상력 한 스푼을 더해 150만부 이상을 판매한 베스트셀러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작가의 하이퍼리얼리즘 소설. 여러분은 과연 직장 동료들에게 어떤 사람이신가요?
직장 생활을 하는 분들 대부분이 일상 속에서 머무르시는 공간이 바로 탕비실일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정신없는 하루 일과 속 잠시 쉬어가는 공간, 누군가에게는 당분과 카페인으로 하루를 버틸 힘을 얻는 공간, 또 누군가에게는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교와 친목의 공간일 탕비실. 그런데 탕비실에서의 내 행동이 누군가에게 나를 ‘싫은 사람’으로 비춰지게 만들었다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하실 것 같으신가요?
소설 속 ‘나’는 7일간의 합숙 리얼리티 쇼 ‘탕비실’에 섭외됩니다. 무슨 연유로 본인이 불려왔는지 모르는 참가자들에게 PD는 각각의 닉네임을 붙여줍니다. 공용 얼음 틀에 콜라, 커피 등을 얼려 놓는 ‘얼음’, 인기 커피믹스를 몽땅 챙기는 ‘커피믹스’, 안 씻은 텀블러 여러 종류를 싱크대에 늘어놓는 ‘텀블러’, 냉장고에 케이크 박스를 잔뜩 쌓아두는 ‘케이크’와 탕비실에서 매일같이 혼잣말을 하는 ‘혼잣말’까지. 다섯 명의 참가자는 그들 사이에 숨은 ‘가짜 빌런’을 찾아 상금을 얻으려 합니다. 직장 동료들은 그들을 어떻게 평가했으며, 왜 이 프로그램에 추천했을까요? 참가자들의 행동에는 무슨 생각이 숨어 있을까요? 많은 이들이 한 번쯤은 이용해보았을 탕비실이라는 공용 공간을 바탕으로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이해받은 적 없는 이들이 모여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입니다.
나는 다른 이들에게 어떤 사람이었을지, 그리고 과연 그들을 진심으로 이해하려 한 적이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한편 입 안에 씁쓸한 맛이 감도는 중편소설.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 시리즈 이후 신작을 기다리신 팬 여러분, 뒷맛이 썩 좋지는 않더라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을 찾으시는 독자분들, 짧고 굵으면서 재미있는 책을 찾으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