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무언가, 혹은 누군가에게 푹 빠져보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연예인, 작가, 소설, 만화, 영화, 음악... 드넓은 취향의 세계에서 어떤 한 분야, 혹은 한 주제에 팍! 하고 꽂히는 것을 흔히 덕통사고를 당했다고 표현합니다. 이번 기회에 소개드릴 책은 이러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최상아 작가의 청소년 소설 「재관람 카드의 비밀」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시은이는 중학교 시절 아빠와 뮤지컬을 보러 간 뒤 뮤지컬이란 장르, 그리고 강이빈이라는 배우에게 덕통사고를 당해 고등학생이 된 지금도 간혹 학원을 빼먹으면서까지 뮤지컬을 보러 갈 정도의 팬입니다. 그러나 이런 열정과는 반대로, 학교나 학원에서의 시은이는 무감정한 로봇 같은 모습만을 고수합니다. 좋아하는 것이 있어도 친구들 앞에서 티를 내지 않고 자신이 품은 감정을 절대 남에게 표현하지 않죠. 어린 시절 이혼하신 부모님, 그리고 배신당한 기대 때문에 감정을 마음 속에 끌어안은 채 끙끙 앓기만 하는 시은이. 최애 배우 강이빈의 뮤지컬을 보러 간 시은이의 눈앞에 똑같이 강이빈을 좋아한다는 유령, 주희 언니가 나타납니다! 낡은 재관람 카드를 주우며 만나게 된 시은이와 주희 언니. 주희 언니가 시은이의 눈 앞에 나타난 이유, 그리고 특별한 부탁을 하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른 사람에게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건 눈치챘을 때에는 어느새 스며들듯 일상이 되기 때문이고, 일상을 풀어 말한다는 건 인생을 풀어 말한다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더군다나 내 '좋아함'을 누군가에게 이해받기란 더더욱 기대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이해받지 못할까 두려워 자신을 드러내길 꺼려하는 수많은 '덕후'들, 그리고 그럼에도 용기내는 이들을 끌어안아주는 따뜻한 마음을 느끼고 싶어하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